벌써 두 번째 마음속 친구를 삭제했습니다.
힘들었습니다.
항상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.
그 녀석은 마음도 여렸고 인정도 많았던 녀석이었습니다.
선배도 존중할 줄 알았고 친구도 챙길 줄 알았으며 후배에게 참 잘하던 아이였습니다.
그러던 녀석과 연락을 끊고 살았던 세월이 십 수년을 넘어서 목소리도 기억나지 않습니다.
핸드폰에 저장된 녀석의 전화번호를 볼 때면 늘 미안한 마음이 먼저였습니다.
세월이 너무 지나간 뒤엔 먼저 연락하기가 두려워졌습니다.
그러다 며칠 전 우연히 그의 절친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내 앞에서 그의 친구는 그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.
내 이름을 말하며 같이 있다고 .......그러면서 그 녀석에게 "전화 한번 받아볼래?"라고 묻습니다.
그런데 그 녀석은 나를 모른다고 합니다.
내 이름마저도 처음 듣는 것처럼 말합니다.
그렇습니다, 내 마음에 미안함으로 가득했던 친구 한 녀석을 나도 지울 때가 된 것입니다.
삶이 힘들어서 연락을 끊을 수도 있고 자존감이 떨어져서 연락을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.
그런 나를 그 녀석은 이해를 못 하고 있었습니다.
괜찮습니다.
정말입니다.
괜찮습니다.
이제 내 나이쯤이면 모든 걸 하나씩 버려야 할 나이니까요..
가벼워야 갈 때 편하지 않겠습니까?
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에 잠깁니다.
이번 생은 모든 게 실패입니다. 다음 생이 만약 있다면 .......
나에게 한 번 더 인간으로 윤회를 허락한다면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.
친구야 미안하다....
그리고 나에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정말 고맙다....
잘 살아라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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